안면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님들이 심한 죄책감을 가집니다. 그래서 구순구개열 아이를 진료하게 되면, 먼저 부모님에게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니라고 일러줍니다. 집안 탓도 아니고요.


입술이나 입천장이 갈라진 구순구개열이 흔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많이 줄었습니다. 선천성 안면장애를 치료하는 수술 기법이 눈부시게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낳자마자 치료를 시작해서 그때그때 문제를 해결하면서 장애가 노출될 여지가 많이 줄었습니다. 


물론 출산율 저하도 선천질환이 줄어든 원인입니다. 여기에 기술이 발전하고 치료 기회가 늘어나면서 변형된 채로 방치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후천적인 안면장애 추세도 변하고 있죠. 과거에는 사고로 얼굴을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면, 안전의식이 높아지면서 이제 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안면변형이 생긴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선천적인 안면기형에는 다양한 증후군이 있습니다. 롬버그병은 자라면서 얼굴의 근육과 연부조직이 말라가는 질환입니다. 크면서 양쪽이 아니라 한쪽 얼굴만 해골처럼 바뀌게 됩니다. 크루존병은 얼굴뼈가 자라지 못하는데, 눈이나 혀가 계속 자라 결국 밖으로 돌출되어서 숨쉬기도 힘들어지는 병입니다. 이외에도 머리뼈가 붙어 자라지 않는 두개골 조기 유합증이나 아래턱이 자라지 않는 피에르로빈증후군, 얼굴 한쪽이 정상보다 작아서 비대칭이 되는 반안면왜소증 등 다양한 질환이 있습니다.


뼈가 자라지 않는 질환의 경우, 예전에는 뼈를 잘라서 앞으로 당겨내고 다른 뼈를 이식해 틈을 메웠습니다. 아침에 수술을 시작해 이튿날 새벽 3~4시에 끝날만큼 대수술입니다. 그만큼 합병증 가능성도 높았죠. 힘들게 수술을 하고서도 뼈가 녹아버리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뼈를 늘리는 술기가 개발되었습니다. 뼈가 부러졌다가 낫는 과정에서 피딱지 같은게 생기는데, 피딱지가 완전히 굳기 전에 조금씩 당겨서 확장하는 원리입니다. 수술시간은 1/5로 줄었고, 합병증이나 재발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수술은 3D 시뮬레이션이나 프린팅 기술이 큰 역할을 합니다.


집을 지을 때 기둥을 먼저 세우듯, 얼굴도 골격이 기본이 되고 그 위에 연부조직을 더하게 됩니다. 그래서 골격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골격과 연부조직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이상한 모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는 문제죠. 최근에는 지방조직에서도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게 되면서 연부조직 성형도 획기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지방이식 수술 시 줄기세포를 섞어주는 방법으로 한결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면장애를 치료하며 한동안 미용이나 기능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어린 환자의 경우 치료를 통해 사회에 적응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더 절실합니다. 안면장애를 보는 사회의 인식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린 환자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심적인 고통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치료 역시 환자의 눈높이로 바뀌고, 여러번 수술을 해도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돕는게 의사의 역할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유대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