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
Carpal tunnel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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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터널증후군은 상지의 가장 흔한 압박성, 포착성 신경병증으로,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좁고 제한된 손목터널(수근관, carpal tunnel)을 통과할 때 압박을 받아 손 저림, 손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손목터널은 손목뼈와 이를 덮고 있는 횡수근인대로 이루어진 구조로, 9개의 수지 굴곡건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입니다. 정중신경은 손목터널 안을 지나며 엄지, 검지, 중지, 약지의 엄지 쪽 절반까지의 감각을 제공하고, 단무지외전근(abductor pollicis brevis)과 무지대립근(opponens pollicis)의 운동신경을 제공하여 무지대립(엄지맞섬)을 가능하게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의 4-5%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으며, 주로 여성에서 발생하고 40-50대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
증상으로는 정중신경의 감각 분포에 해당하는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엄지 쪽 절반의(때때로 손바닥 전체의)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및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밤에 더 악화되어 잠에서 깨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물건을 쥐거나 고정된 자세를 오래 지속할 때, 그리고 특정 손목이나 손가락의 자세에 따라 악화될 수 있습니다. 증상은 전완부나 어깨까지 근위부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는 경추 디스크 질환처럼 근위부의 신경 압박성 병변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오래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단무지외전근과 무지대립근의 근 위축과 근력 약화가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근 위축은 천천히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가 이에 적응해 기능적으로 큰 문제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환자들은 심한 근력 약화나 감각 저하로 인한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터널 단면이 좁아지거나 터널 내부 압력이 증가해 발생하며, 신경의 정상적인 활주가 저해되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종괴, 당뇨병, 폐경, 갑상선기능저하증, 비만, 관절염, 임신 등의 기계적인 원인, 외상, 염증, 호르몬 기전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은 병력, 신체 진찰, 신경전도검사 결과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임상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는 선별 검사에 필수적이며, 설문지, 손 증상 도표, 팔렌 검사 또는 틴넬 징후(민감도 93%, 특이도 89%) 등이 주로 사용됩니다. 전기생리학적 검사(신경전도검사)는 손목터널을 가로지르는 신경 전도 속도의 저하와 이차적인 축삭의 손실을 측정해 임상 평가를 보완하며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67-75%, 93-95%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검사가 정상일 수 있어 단일 검사가 아닌 종합적 소견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는 물리치료 및 보조기 착용,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과 손 기능의 개선을 보이나 장기적(6개월) 효능은 불확실합니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되거나 근육 위축이 나타나는 등 질병이 진행될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수술은 횡수근인대를 절개하여 정중신경을 감압하는 목적으로 시행하며, 대체로 좋은 결과를 보입니다. 전통적인 개방접근법, 제한개방접근법과 최근 소개되는 최소침습수술로서 내시경 기법이나 초음파 유도하 경피적 접근법이 있으며, 아직 최적의 수술 접근법에 대한 합의는 없습니다. 여러 메타 분석에서는 수술 후 6개월 후 다양한 기법 간의 증상과 기능적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단기적으로 최소 침습법이 더 우수한 결과와 빠른 업무 복귀를 보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해부학적 변이, 제한된 시야로 인한 횡수근인대의 불완전한 유리, 신경 및 혈관 손상 가능성 등의 단점도 존재하기 때문에 수술 방법은 전문가와 상의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조재용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