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지긋지긋한 편두통,
관리가 관건이다
두통에 의한 두통을 위한 두통 명의 주민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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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웬만해서는 자기 병을 밝히지 않는다. 환자와 같은 병을 앓는 경우도 드문 데다가, 굳이 환자에게 그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주민경 교수(신경과)의 이야기는 뜻밖이다. 진료철학을 묻자, 주 교수는 대뜸 “나는 환자다”라는 말로 이야기의 물꼬를 텄다. 편두통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치료하지만 주민경 교수 자신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편두통을 앓아온 환자다. 환자가 얼마만 한 고통을 겪는지, 언제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야말로 공감지수 만렙이다. 두통 명의 주민경 교수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에디터 이나경 포토그래퍼 최재인
중학교 때부터 편두통이 있으셨다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라면 편두통에 완치는 없나 봅니다.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는데, 시외버스를 타고 외갓집에 갈 때나 과식할 때, 포목점 화약약품 냄새를 맡을 때 두통이 생긴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너무나 고통스러운 두통이 있었지만, 병원 갈 생각은 못 했습니다. 신경과 전공의 1년 차 때 편두통 환자의 절반은 병명과 달리 양쪽 머리가 아프다는 걸 알게 되었고, 전공의 시절 잠을 못 자면서 한 달에 2-5번 편 두통으로 정말 고생했습니다. 그후 신경과 전문의가 되고 나서는 약으로 편두통을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30대 중반에 20kg 정도 체중 감량을 하면서 편두통이 크게 줄었고 약 반응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오십견이 생기고 나서 운동을 매일 했는데, 그 또한 편두통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경우에서 보듯, 개인마다 편두통의 특징이 있습니다. 수면, 체중, 운동, 나이 등이 편두통에 영향을 줍니다. 완치는 없지만,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면 충분히 괜찮아집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고통스럽다면서요. 편두통은 왜 생기는 건가요?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머리가 아픈 경우가 있어서 환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핀잔을 많이 듣습니다.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 가려니까 아프다고 한다, 뭐 그런 이야기들이지요. 우리나라에서 두통을 앓는 사람은 50% 정도 되는데, 여성의 20%, 남성의 6%가 해당됩니다. 매일 아픈 사람은 여성은 40%, 남성은 1% 정도 됩니다. 편두통은 전체 인구의 15%에서 나타나는데, 두통뿐만 아니라 구역, 구토 같은 증상도 같이 나타납니다. 편두통은 과민해진 뇌가 사소한 자극을 받으며 유발됩니다.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는 가족력이 있는데, 그 외에도 비만, 우울, 과로, 수면 부족, 약물, 운동 부족 같은 환경적인 요인들도 작용합니다. 빛, 소리, 냄새, 날씨, 기온, 호르몬 등도 영향을 미치고, 여성의 경우 엔 월경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게 여러 요인들에 노출되어 있다면 편두통 환자의 일상은 너무 힘든 거 아닌가요?
일상이 어렵지요. 제가 밖에 나가면 선글라스가 되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햇빛이 편두통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편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환자는 적극적으로 노력해 조절해야 합니다. 소리에 예민하다면 귀마개를 하고, 잠을 못 잔다면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지요. 저 역시 운동을 통해 편두통을 현저 하게 줄였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운동을 꼭 권합니다. 하루에 30-40분 걷는 유산소운동이 참 좋습니다. 두통으로 좋은 점도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들은 편두통 환자들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같은 위험인자를 많이 갖고 있지만, 유방암 같은 일부 종양의 위험은 적다고 합니다.
두통의 종류가 다양하다면서요. 그중에는 병원에 당장 와야 하는 두통도 있나요?
매우 위험한 두통도 있습니다. 뇌출혈, 뇌경색 같은 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벼락두통이라고도 하는데, 1분 이내에 심한 두통이 있거나 마비나 의식장애 같은 다른 신경 증상이 동반됩니다. 암환자나 면역저하자에 게서 나타나는 두통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달에 8번 이상 만성적으로 두통이 있다면 약으로 통증을 줄여가야 합니다. 환자에게는 몸이 붕 뜨는 느낌처럼 두통이 올 것 같다는 감이 있는데, 반드시 통증이 시작되기 전에 약을 먹으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환자가 자신의 두통 양상을 이해하고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두통일기를 적으라고 합니다. 두통 일기를 통해 의사는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환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환자는 자신의 두통을 악화시키거나 호전시키는 요인을 찾아 두통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약 15%가 편두통을 앓고 있고, 편두통 환자의 70%를 차지하는 건 20-40대 여성입니다.
편두통 환자들은 자신이 겪는 고통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해 더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저는 ‘편두통 환자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편두통 환자에서 여성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여성이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표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더 이해하고 배려하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두통 환자들을 만나셨을 텐데, 기억에 남는 환자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통증이 심해 입시고 뭐고 삶을 완전히 포기한 상태의 고3 학생이 왔습니다. 그러다 주사치료를 받고 간신히 대학 입시를 치를 수 있었죠.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주사를 맞고 공부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어서 과 수석을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아주 가끔 약을 먹을 정도로 잘 관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편두통 환자들은 대부분 규칙을 잘 지키고, 맡은 일을 잘 해내는 성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감이 커서 거짓말 도 잘 못하고요. 다양한 약들이 많이 나와서 편두통 환 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약물은 그저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고요. 가장 중요한 건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면 편두통은 분명히 좋아진다는 겁니다.
개인적인 요건들이 편두통에 영향을 준다고 하셨는데, 사회적인 환경 또한 두통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보통 만성두통의 비율은 인구의 2-3% 정도인데, 소련 사회의 붕괴 후 그 비율이 10% 정도로 늘었습니다. 구소련을 비롯해 여러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비슷한 통계가 나왔는데, 때문에 상실감과 혼란이 두통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죠. 최근의 예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두통 환자의 증감도 흥미롭습니다. 공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코로나19로 회사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두통이 아주 줄었습니다. 반면에 자영업자나 임시직마저 잃게 된 이들은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두통이 극적으로 심해졌습니다. 두통이 사회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지요.
편두통으로 인해 교수님은 의사의 길을 선택하셨나요? 평생 편두통을 안고 사셨는데, 편두통과 관련해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면역이나 역학에 관심이 많아서 미생물학을 전공했다가 신경과 전문의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세부전공을 뇌전증으로 택하고 강사를 했지만, 두통에 시달리다 보니 이쪽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따로 혼자 두통을 공부하면서 두통전문센터로 해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지금도 두통의 면역학적인 기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통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의 대부분이 수면 문제를 안고 있어요. 우울증이나 온몸이 아픈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나온 연구들은 두통과 불면증을 모두 가진 환자들에서 불면증을 치료했더니 두통이 좋아졌다는 결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명의의 특강
두통
외부 자극에 과민해진 뇌,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변화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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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두통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 두통으로, 통증을 느끼는 뇌가 과민해서 나타난다.
규칙적인 식사, 운동, 체중 조절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두통의 상당 부분을 호전시킬 수 있다.
글 주민경 교수(신경과)
98%는 특별한 원인 없는 원발 두통
만성두통은 한 달에 15일 이상 나타나는 두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우리나라의 만성두통 유병률은 1.8%로, 약 90만 명이 만성두통을 앓고 있다. 이중 약 3분의 2가 만성편두통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만성긴장형두통입니다.
만성편두통은 만성 통증 상태이므로 두통이 지속되고, 약물 치료에도 잘 낫지 않는다. 우리가 앓고 있는 대부분의 두통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 두통으로, 통증을 느끼는 뇌가 과민해서 나타납니다. 이것은 때때로 나타나는 두통인 삽화두통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만성두통은 과민한 뇌에 의해 통증에 대한 생리학적 변화가 나타난 상태로, 작은 자극도 심하게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만성두통 환자들의 대다수는 두통뿐만 아니라 모든 자극에 대한 과민이 나타납니다. 큰 소리, 향수 냄새에 민감한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두통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빛도 두통을 유발한다?!
편두통 환자들은 두통이 있을 때 빛에 의해 두통이 더 심해지고 민감해집니다. 이런 현상을 빛공포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두통이 있을 때뿐 아니라 두통이 없을 때도 빛에 민감 합니다. 이것은 뇌가 시각 자극에 과민해서 나타난다. 특히 체크무늬, 빗금무늬에 강한 자극을 느낍니다. 편두통은 계절과도 밀접하게 관련됩니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우면 두통이 심해집니다. 우리나라는 1월 23일이 두통의 날인데, 실제로 이때 많은 환자들이 두통이 악화됩니다. 아울러 해의 길이가 변하는 기간, 즉 저녁에 훤한 시간이 줄어드는 8월 말, 오후 늦게부터 어두워지는 11월 초에 두통이 심해지며, 흐린 날도 두통을 유발합니다.
삽화두통이 만성두통으로 진행
대부분의 만성두통은 삽화두통이 악화되고 진행되어 나타납니다. 삽화두통에서 만성두통으로 변화시키는 인자는 비만,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나 불안과 우울 등의 기분장애가 동반된 경우, 진통제를 자주 먹는 약물 과용, 두통 발작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반면 규칙적인 운동, 체중 조절, 고빈 도의 두통에 대한 예방치료, 코골이치료 등으로 두통을 초기에 잡으면 만성편두통으로의 진화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두통 환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배 정도 많은데, 이것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에 의해 통증에 과민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고도 비만이 되면 지방조직에 의해 에스트로젠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도 비만 환자들은 만성 두통에 시달립니다
편두통의 핵심 증상, 메스꺼운 느낌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통증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의학이 발달하면서 편두통은 한쪽 머리의 통증보다는 두통에 동반되는 구역이 가장 중요한 증상으로 알려졌습니다. 편두통 환자 중 한쪽 머리가 아픈 경우는 50% 정도고, 약 90%의 환자는 두통이 있을 때 구역, 체함, 메슥거림, 속이 불편함, 욕지기가 함께 나타납니다. 이와 반대로 속이 불편하 거나 멀미할 때 나타나는 두통 또한 편두통입니다.
편두통 환자들은 불면증, 섬유근통, 기분장애, 하지불안증후군, 어지럼, 과민대장증후군 등이 많이 동반됩니다. 불면증은 전체 편두통 환자의 약 40%에서 나타나며, 불안이나 우울 같은 기분장애는 두통이 없는 사람보다 2-4배가량 더 많습니다.
편두통은 두통이 발생하기 전에 목이 뻣뻣해지거나, 식욕이 저하되거나, 기분이 가라앉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전구 증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단 두통이 발생하면 체한 증상, 빛공포증, 소리공포증이 나타납니다. 두통이 끝난 다음에는 자극적인 음식이 당기고 무기력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후구 증상이라고 합니다.
편두통은 약 50%에서 가족력이 관찰됩니다. 편두통에 관련된 유전자는 특정 위치에 있는 유전자가 아니라 여러 유전 자가 관련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만성두통은 적극적인 생활습관 조절, 약물치료, 약물과용 중단으로 현저하게 좋아질 수 있다.
만성편두통이 좋아지더라도 가끔 나타나는 삽화편두통은 약하게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으나, 이 또한 약물로 잘 조절된다.
두통이 있을 때 치료하지 않거나 진통제만 복용하는 것은 병을 더 키우는 것이다.
급성기 치료 + 예방치료로 통증 완화
편두통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를 진행합니다. 급성기 치료는 두통이 있을 때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진통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방치료는 두통이 일주일에 2일이상 자주 나타나는 경우나 두통이 너무 심할 때 두통의 발생을 막기 위해 매일 약을 복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급성기 약 물치료와 예방치료의 발달로 두통의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급성기 약물치료제로는 약국에서 파는 진통제뿐 아니라, 편두통에 효과적인 치료제인 트립탄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편두통 예방 약물들은 뇌의 과민을 줄여주는 약으로, 뇌전증약이나 항우울제, 고혈압약 등을 환자에 따라 선택해 사용합니다.
일단 예방치료를 하면 급성기 약물의 효과가 높아집니다. 약물 복용으로 두통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면 예방치료가 성공했다고 간주합니다. 예방치료는 4-6개월간 유지하고, 1-2개월에 걸쳐 줄여갑니다. 만약 두통이 다시 악화되면 약물을 증량하거나 유지합니다.
예방치료를 하더라도 일부 두통 환자는 약물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보톡스치료를 시행합니다. 보톡스는 흔히 근육을 이완시켜 미용에 많이 사용하는데, 통증 억제 효과도 탁월합니다.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약물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 머리 31군데에 보톡스를 투여해 두통을 치료 합니다. 약이 듣지 않는 만성두통 환자의 약 75%가 보톡스치료에서 효과가 나타난다.
최근 임상시험을 마친 CGRP항체주사는 통증 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치료법으로, 1개월 또는 3개월에 한 번 주사를 맞는 방법입니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약물 복용의 번거로움이 없어서 두통치료의 혁명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5-HTf 억제제 등 혁신적인 약물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며, 평가와 치료를 위해 의료기구 또한 계속 개발 중이어서 두통 치료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심각한 원인 질환이 의심되는 두통의 적신호!
대부분의 두통은 특별한 원인이 없지만, 약 1%는 뇌 출혈, 뇌경색, 동맥박리, 뇌정맥 혈전 등 심각한 질환에 의해 나타납니다. 아래의 경우는 심각한 두통을 의심할 수 있는 임상 증상으로 ‘Red flag’라고 합니다.
- 1분 이내에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하는 경우
- 점점 나빠지는 두통
-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두통
- 마비, 감각 저하, 의식장애 등 다른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 50세 이후에 전과 다른 두통이 새롭게 나타나는 경우
- 한쪽만 아픈 두통
- 암 환자나 면역저하자에서 나타나는 두통
약물, 무조건 기피해도, 과용해도 문제
환자들과 이야기해보면, 편두통이 자주 있지 않은 환자들도 약물 중독을 두려워해서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통제를 일주일에 2일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약물과용이 되지만, 그 이하로 복용하면 통증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통증의 만성화를 막습니다. 즉 두통을 참는 것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약물과용두통은 약물을 일주일에 2일 이상 복용하면 약물에 내성에 생겨서 오히려 두통이 더 악화되는 현상입니다. 한국에서는 서양에 비해 적지만, 만성 매일 두통 환자의 약 25%가 약물과용두통을 앓고 있습니다. 약물과용두통이 진행된 경우는 약물과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약물과용은 절반 정도의 환자가 스스로 중단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중단을 못하는 경우에는 입원해서 약물과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두통 치료에서는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편두통 환자는 불안, 우울이 있어 통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두통 증상이 악화됩니다. 불안과 우울은 약물치료와 신경인지치료로 완화될 수 있습니다. 신경인지치료는 두통에 대한 공포를 완화하고 스스로 이완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치료법으로, 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바꾸면 두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되도록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든다.
-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40분 이상 중등도의 유산소운동을 한다. 무산소운동은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과식을 피한다.
- 두통일기를 쓰면 보다 객관적으로 두통을 평가하고 두통 치료의 효과를 알 수 있다. 평소 꾸준히 두통일기를 쓰고, 병원 방문 시 가져가도록 한다.
-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고도 비만 환자들은 체중 조절로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지나친 커피 복용은 두통을 현저히 악화시키며, 특히 오후 커피는 불면을 악화시킨다. 커피를 마시지 말거나, 오전에 2잔 이하로 마신다.
-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눈을 편안하게 할 뿐 아니라 편두통 발작을 절반 정도 줄여준다. 선글라스, 귀마개, 모자 등을 착용해 빛, 열, 추위 같은 강한 외부 자극을 피한다.
주민경 교수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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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세브란스병원> 2024년 3월호